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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백악관서 트럼프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9일 오후 워싱턴DC의 백악관에서 만났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부터 15분간 백악관 중앙관저의 외교접견실(Diplomatic Reception Room)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단독으로 상견례를 했다. 양 정상은 오후 6시 상견례를 시작으로 리셉션과 환영 만찬 일정을 소화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함께 백악관으로 들어간 문 대통령 부부는 정상 간 상견례와 리셉션에 참석했고, 환영 만찬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8시부터 시작된 만찬은 정상회담에 앞서 두 정상이 친분을 쌓고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자리다. 만찬은 1시간 반 정도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환영 만찬에서 "북한 문제와 무역 등을 주제로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문 대통령과 매우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부인이 백악관을 방문해 줘 엄청난 영광"이라고 인사말을 건넸다. 이어 "나는 문 대통령이 북한, 무역 그리고 다른 것들의 복잡함에 대해 우리 국민과 토론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그것들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고, 시간이 늦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한국 국민을 매우 존경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태통령은 문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대해 "엄청난 승리였다. 당신은 환상적인 일을 해냈다"고 축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이들은 예상하지 못했지만 나는 (문 대통령의 승리를) 예상했다. 그럴 줄 알았다"면서 "그래서 아주 큰 축하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백악관에서 공식 환영 만찬을 베푸는 외국 정상 부부는 문 대통령 부부가 처음이다. 환영 만찬은 국빈방문 또는 그에 준하는 외국 정상 방문에 포함되는 필수적 의전 절차로, 미국 대통령이 외국 정상에 깊은 신뢰와 환대의 뜻을 표시하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은 30일 오전 백악관에서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한 뒤 양국관계 발전과 주요 현안에 대한 합의사항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기자들에게 정상회담의 결과와 의미를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채혜선 기자

2017-06-29

"북, 기왕 만든 핵무기 폐기하면…단계마다 어떤 보상할지 미국과 협의할 것"

미국을 향하는 '공군 1호기' 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몸이 크게 휘청였다. 서울공항 이륙 직후 문 대통령이 기자단이 있는 자리로 와 선 채로 간담회를 진행하던 중이었다. 난기류로 기체가 위아래로 흔들렸다. 주영훈 청와대 경호실장이 "비행 규정상 앉아 있어야 한다"며 간담회 중단을 요구했지만 문 대통령은 "한마디 더 하겠다"며 간담회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이 하고자 한 얘기는 북한 핵문제였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 동결은 (남북)대화의 입구이고, 그 대화의 출구는 완전한 (핵) 폐기가 되는 것"이라며 "핵 폐기와 함께 한반도 평화체제가 구축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원샷'으로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와 한반도 평화체제가 한꺼번에 이뤄지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핵 동결→대화→핵 폐기'로 이어지는 단계적 구상을 밝혔다. 다만 매 단계 북한의 약속 이행을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중간에 여러 가지 이행 과정을 거칠 수 있다"며 "기왕에 만든 핵무기와 핵물질들을 폐기하는 단계에 간다면 무엇을 줄 수 있을 것인가를 한.미 간에 긴밀히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로 검증이 확실히 될 때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북한이 하는 만큼 한국과 미국도 상응해 북한에 대한 조치를 취해나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단계적 접근법은 미국과는 온도차가 있다. 미국은 '폐기'나 '핵 포기'가 전제되지 않은 동결은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상회담은 30일 오전 10시쯤 백악관에서 열린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회담의 성공 여부는 절반은 우리 외교팀의 노력에, 절반 정도는 언론에 달려 있다"며 "첫 정상회담인 만큼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이른바 '악수외교'를 이어가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대면에 대해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도 어떻게 악수하느냐라는 것을 세계가, 또 우리 국민들이 지켜볼 것이라고 의식하지 않겠느냐"며 "아마도 두 정상 간에 아주 우정과 신뢰를 보여주는 악수 장면이 될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워싱턴=강태화 기자

2017-06-29

문 대통령 "북핵 문제 해결에 한·미 공조해야"

문재인 대통령은 방미 이틀째인 29일 연방 상.하원 지도부와 잇따라 간담회를 갖고 한. 미동맹, 북핵,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양국 간 현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의사당 2층 링컨 룸에서 폴 라이언 하원의장을 비롯한 하원 지도부와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라이언 의장을 비롯해 케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 낸시 펠로시 민주당 원내대표,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원내총무, 에드 로이스 외교위원장, 엘리엇 엥겔 외교위원회 간사, 맥 손베리 군사위원장, 애덤 스미스 군사위원회 간사가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안호영 주미 한국대사, 박수현 대변인, 안민석.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배석했다. 문 대통령은 미 의회가 그동안 한.미 동맹의 굳건한 버팀목으로서 불확실한 국제정세와 양국 행정부 교체 등 전환기적인 상황에서도 한.미 동맹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면서 이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 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특히 북한의 잇따른 도발과 핵.미사일 개발에 큰 우려를 표명하고 한.미 양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미 의회 차원의 대북 조치와 한반도 관련 입법 활동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 간 공조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동맹이 과거 군사안보 분야의 동맹 관계를 넘어 국제 테러리즘 등 범세계적 도전에 함께하는 포괄적 전략 동맹이자 보다 위대한 동맹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미 의회의 지속적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또 한.미 FTA의 호혜적 효과를 언급하고 미 의회 차원의 초당적인 지지를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45분간 하원 지도부와 만난 데 이어 11시부터 45분간 의사당 2층 스트롬 서먼드룸에서 원 지도부와도 간담회를 가졌다. 상원 간담회에는 미치 맥코넬 공화당 원내대표와 찰스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 밥 코커 외교위원장, 벤 카딘 외교위원회 간사, 존 매캐인 군사위원장, 리차드 버 정보위원장, 코리 가드너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원장, 린지 그레이엄 의원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의 방미에 앞서 상원에서는 이례적으로 존 매케인 군사위원장, 딕 더빈 민주당 원내총무 등 핵심.중진 의원들이 대거 참여한 문 대통령 방미 환영 결의안이 채택됐으며, 하원에서도 상당수 의원이 환영 메시지를 발표했다. 청와대 측은 "이번 상.하원 지도부 간담회는 우리 정부 정책에 대한 미 의회 내 폭넓은 이해를 제고하고, 우리 정부에 대한 미 정계의 긍정적 인식을 한층 확산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2017-06-29

워싱턴한인들, 대통령 간담회 기대 가득

내달 1일(토) 정오 워싱턴DC 힐튼호텔에서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 동포간담회에 워싱턴 동포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동포간담회는 대통령 입장, 환영사, 대통령 격려사, 건배사, 공연, 질의 응답, 기념촬영 순으로 진행한다. 행사에 초청된 워싱턴 동포들은 문 대통령에게 환영 메세지와 함께 동포사회 권익신장을 위해 힘써달라는 부탁을 전할 예정이다. 환영사를 하는 워싱턴한인연합회 김영천 회장은 “우리 동포들은 모국을 잊지 않고 한민족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 가운데 살고 있으며, 한미우호관계에 힘쓰고 있다고 말할 것”이라며 “대통령을 축복해달라고 하나님께 계속 기도하고 있다고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행사 진행자가 참석자 여러 명에게 마이크를 건낼 계획이다. 고대현 세계한인민주회의 부의장은 마이크를 잡게되면 동포 권익신장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 부의장은 “재외동포들의 조국사랑이 크다는 것과 동포들은 한국의 큰 자산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며 “문 대통령 임기 중에 재외동포청 설립이 꼭 추진됐으면 좋겠다고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성원 재향군인회 미동부지회장은 “경제성장과 복지정책을 잘 추진해서 서민들이 잘사는 나라가 되게 해달라고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기성 워싱턴지역한인교회협의회장은 “중국과 일본, 러시아에 둘러싸여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한국의 안보를 튼튼하게 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재수 미주희망연대 사무총장은 “한국의 적폐를 청산하고, 분단의 벽을 뚫고 통 일이 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제성 경희대 워싱턴동문회장은 “경희대에서 대통령을 배출한 것이 자랑스럽고, 동문들은 온마음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대통령과 기념촬영은 테이블별로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행사 시간은 적고 인원은 많기 때문에 사회자의 안내를 따라 질서정연하고 신속하게 움직여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심재훈 기자 shim.jaehoon@koreadaily.com

2017-06-29

"피로 맺어진 한미동맹 미래 의심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워싱턴DC에 도착해 3박5일간의 방미일정에 들어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48분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안호영 주미 대사와 김영천 워싱턴 한인연합회장, 황원균 민주평통 워싱턴협의회장, 한연성 한국학교 워싱턴 지역협의회장, 로즈마리 폴리 미국 의전장 대리 등으로부터 영접을 받았다. 문 대통령의 첫 방미 일정은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였다. <관계기사 2면·본국지> 문 대통령은 헌화한 자리에서 "대한민국은 여러분과 부모님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있다"며 "감사와 존경의 기억은 영원히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미동맹은 그렇게 전쟁의 포화 속에서 피로 맺어졌다"며 "몇 장의 종이 위에 서명으로 맺어진 약속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로버트 넬러 미 해병대사령관, 글렌월터스 해병대부사령관을 비롯해 장진호 전투에 참전했던 용사들과 그들의 후손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자신의 부모를 태우고 피란길에 올랐던 '빅토리호'의 상급선원인 로버트 러니(90·은퇴 변호사)를 언급했다. 로버트 러니 변호사는 이날 기념식에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 함께 하고 계십니다만,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선원이었던 로버트 러니 변호사님의 인터뷰를 봤다"며 "'죽기 전에 통일된 한반도를 꼭 보고 싶다'는 말씀에 가슴이 뜨거워졌다. 그것은 저의 꿈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그때 메러디스 빅토리호에 오른 피란민 중에 저의 부모님도 계셨다"며 "'피란민을 구출하라'는 알몬드 장군의 명령을 받은 고 라루 선장은 단 한 명의 피란민이라도 더 태우기 위해 무기와 짐을 바다에 버렸다. 1만4000명을 태우고 기뢰로 가득한 '죽음의 바라'를 건넌 자유와 인권의 항해는 단 한 명의 사망자 없이 완벽하게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빅토리호가 내려준 거제도에서 태어났다"며 "장진호의 용사들이 없었다면 흥남철수 작전의 성공이 없었다면, 제 삶은 시작되지 못했을 것이고 오늘의 저도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장진호 전투와 흥남철수에 대한 언급을 바탕으로 강한 한·미동맹을 이어갈 뜻을 밝혔다. 그는 "저는 한·미 동맹의 미래를 의심하지 않는다. 한·미동맹은 더 위대하고 더 강한 동맹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30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굳게 손잡고 가겠다. 위대한 한·미동맹의 토대 위에서 북핵 폐기와 한반도 평화, 나아가 동북아 평화를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를 끝낸 뒤 산사나무(Hawthone)를 식수했다. 그는 "산사나무의 별칭이 윈터 킹(Winter King)이다. 영하 40도의 혹한 속에서 영웅적 투혼을 발휘한 장진호 전투를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워싱턴=강태화 기자

2017-06-28

오바마와 비교, "트럼프 잘한다" 하라

오늘(29일)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처음으로 만난다. 트럼프 대통령의 해외 정상 다루기를 지켜본 뉴욕타임스(NYT)와 CNN이 제시하는 회담 수칙은 '칭찬하라, 짧게 말하라'다. NYT는 "해외 관료와 워싱턴 인사들은 정상회담을 놓고 몇 가지 규칙을 얘기하고 있다"며 외교가에 도는 '트럼프 상대법'을 요약했다. ① 짧게 말하라=트럼프 대통령은 길게 듣지 않는다. 보고를 받을 때도, 해외 정상을 상대할 때도 최고경영자(CEO) 스타일이다. 피터 웨스트마콧 전 주미 영국대사는 "트럼프는 방문객이 30분간 지겹게 웅얼거리는 것을 절대로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말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참가국 간에 '4분 제한령'이 떨어졌다. 포린폴리시는 토론 중 발언은 2~4분으로 제한 하자고 회원국 간에 얘기가 오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랜 시간 주목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다. ② 자국 역사를 안다고 생각지 말라=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정치와 외교 경험이 없다. 다른 나라의 역사와 상황을 심도 있게 들여다볼 기회도 적었다. 지난 4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내용을 놓고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고 한다"고 전해 논란도 빚었다. 한국의 역사는 물론 한국민의 정서를 알고 있을 것으로 여기면 오산임을 시사한다. ③ 오바마와 비교하라=트럼프 대통령의 내치·외치의 방향은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지우기'다. 건강보험 개혁부터 이란·쿠바 때리기까지. 북한에 억류됐다가 식물인간 상태로 돌아온 뒤 사망한 오토 웜비어를 놓고도 "더 일찍 데려왔으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다"며 전임 정부를 비판했다. ④ 승리를 안겨라=숨은 비법은 뭔가를 주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승리의 전리품을 안겨 주는 모양새에 있다. NYT는 "쇼핑 리스트를 들고 가지 말고 트럼프가 승리로 여길 협상안을 갖고 가라"고 제시했다. 그가 원하는 건 단순한 구매 보따리를 넘어 그의 협상력과 외교력으로 해외 국가들이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을 따른다고 인식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북핵 전략,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등 양국 관계의 뇌관을 놓고 겉으론 지면서도 속으로 이기는, 즉 한국 입장을 내실 있게 반영하는 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얘기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2017-06-28

미 역사상 최악 전투 기념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방미 첫 일정으로 찾은 '장진호전투' 기념비는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국이 역사상 가장 고전했던 전투를 기리는 기념물이다.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박물관에 건립된 기념비는 지난달 4일 제막식을 열고 일반에 공개된 지 두 달도 안 됐지만, 워싱턴DC에 있는 한국전참전용사 기념공원과 함께 한미동맹의 주요 상징물로 떠올랐다. 장진호 전투는 1950년 11월 26일부터 12월 11일까지 17일간 영하 30~40도의 혹한 속에서 미국 제1해병사단 1만5000여 명과 한국 육군 제7사단 병력 3000여 명이 함경남도 장진호 인근을 둘러싼 중공군 7개 사단 12만여 명의 포위망을 뚫고 흥남으로 철수한 전투다. 이 전투로 10만여 명의 피란민이 남쪽으로 철수할 수 있었다. 무려 8배에 달하는 중공군과 맞섰던 미군은 4500여 명이 전사하고 7500여 명이 부상했을 정도로 희생이 컸다. 수많은 전쟁으로 최강국에 오른 미국의 전사에서도 가장 고전했던 전투로 기록됐을 정도다. 이 때문에 장진호 전투는 한미 관계를 묘사하는 '혈맹'이라는 표현과 가장 잘 부합하는 역사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 대통령이 장진호전투 기념비를 찾은 것은 한국 대통령으로서의 첫 방문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무엇보다 문 대통령의 부모가 흥남 철수 작전을 통해 부산으로 피란 온 피란민 출신이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 당시 흥남 철수를 가능케 한 미군 제1사단의 희생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문 대통령도 없었을 것이란 명제가 성립하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은 문 대통령이 첫 일정으로 장진호전투 기념비 헌화를 잡은 이유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진호 전투에서 싸웠던 미 예비역 해병들은 전투가 벌어진 장진군 고토리에서 눈보라가 그친 밤에 밝은 별이 뜬 것을 신호탄으로 포위망을 뚫은 것을 기리고자 '고토리의 별'을 그려 넣은 배지를 달고 있다. 이 '고토리의 별'이 공식 기념물로 형상화된 것이 바로 장진호전투 기념비다. 기념비는 8개의 판으로 둘러싼 2m 높이의 팔각형 기단 위에 장진호 전투를 상징하는 '고토리의 별'을 올린 형태다. 기념비 건립비용(60만 달러) 중 절반가량을 한국 정부가 지원했다.

2017-06-28

한국 대통령, 첫 백악관 영빈관 블레어하우스 3박

문재인 대통령은 방미 3박5일 내내 백악관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를 숙소로 쓴다. 블레어하우스에서의 3박은 한국 대통령으로선 처음이어서 '이례적인 예우'라는 평가다. 청와대 관계자는 "역대 한국 대통령이 워싱턴 일정을 2박3일밖에 잡지 못한 이유는 블레어하우스 이용 때문이었다"며 "블레어하우스에서의 3박은 외교 의전상 의미 있는 조치"라고 말했다. 역대 대통령 중 첫 블레어하우스 이용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고, 2013년 첫 방미길에 올랐던 박근혜 전 대통령도 이곳에서 2박을 했다. 당초 백악관 측은 이번 방미가 '국빈방문(State Visit)'이 아닌 '공식실무방문(Official Working Visit)'인 점을 들어 블레어하우스에서 2박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외교부와 주미 한국대사관 측이 나서 '3박 협상'을 진행한 끝에 이달 중순께 3박 일정이 확정됐다. 보통 정상의 미국 방문 형식은 국빈방문, 공식방문(Official Visit), 공식실무방문, 실무방문(Working Visit) 등으로 나뉜다. 국빈방문의 경우 21발의 예포를 쏘는 백악관 환영식과 백악관 환영만찬, 미 의회의 상·하원 합동연설 일정으로 짜인다. 문 대통령의 경우 둘째 날 미 의회 상·하원 지도부 간담회와 백악관 환영만찬 일정이 잡혀 있고 블레어하우스 3박 이용 등을 감안하면 "형식은 공식실무방문이지만 의전은 사실상 국빈방문급"이라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허진 기자

2017-06-28

[문 대통령 첫 방미] "한·미 정상 대북 접근법 큰 차이…충돌은 피해야"

사드 환경평가는 시간벌기로 보여 유연한 대북 정책 성공 못할 것 미·중, 전쟁 피하려 부단히 노력해야 "이번 한·미 정상회담 성공은 낙관할 수 없다. 양국 정상의 서로 다른 접근법이 양국 관계에서 위기를 야기할 수도 있다." 동북아시아 및 핵 안보 분야의 석학 그레이엄 앨리슨(77·사진) 하버드대 벨퍼센터 소장은 29~30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이렇게 전망했다. 앨리슨 교수는 28일 본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북한과의 협상을 배제하고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반면 문재인 정부는 북한과의 접촉면을 늘리면서 대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첫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의 위기를 초래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환경영향평가 실시에 대해 '새로운 옵션을 찾기 위한 시간 벌기'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인터뷰 문답. -한·미 정상 간 대북정책 차이를 극복하고 양국 관계를 강화하는 방안은. "어려운 문제다. 두 정상으로 인해 한·미 관계가 위기로 갈 가능성이 있다. 문 대통령은 김대중(DJ) 정부의 햇볕정책과 같은 맥락에서 활발하게 대북 관계 개선을 시도할 것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적 공격 위협을 서슴지 않고 있다. 옵션에 군사행동도 포함돼 있다. 공격 전 마지막 단계로 중국을 통한 대북 경제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정책 목표의 충돌로 양국 관계가 위기로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인 '최대의 압박과 관여'에 대한 평가는. "정책이 구체화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평가는 이르다. 대신 한반도를 둘러싼 미.중 의 시각차를 설명하겠다. 베이징(北京)의 지인들은 문제의 원인을 한반도에서 미국의 존재로 본다. 미국 시각에서 한국은 미국 주도의 새로운 아시아 질서 형성에 필요한 존재이고 동시에 도와줘야 하는 존재다. 한국은 이런 미.중 사이에 끼어 있는 형국이다." -사드 배치로 중국의 압박 등 한국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데. "사드 배치는 문재인 정부 출범 전 결정된 일이다. 문 대통령이 결정해야 했다면 배치하지 않았을 것이다. 문 대통령이 환경영향평가를 내세워 배치를 미루는 건 새 옵션을 찾기 위한 시간 벌기다. 나는 멀지 않은 미래에 사드 배치가 완료될 것이라는 데 강한 의문을 갖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보다 유연한 대북정책이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 엄격하게 말하면 어떤 정책도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막을 수 없다." -미·중 관계 전망은. "두 나라의 충돌은 전쟁을 향해 가고 있다. 전쟁을 피하려는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 노련한 국가 차원의 전략이 필요하다. 1세기 전 미국이 부상할 때 영국은 전쟁을 피했고, 소련이 떠오를 때도 전쟁 없이 냉전시대가 잘 관리됐다. 일단 미.중이 핵무기.테러리즘.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해 힘을 모아 대응하면서 국가 이익을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거대한 위협'에 집중하면서 양국 관계를 재설정하는 것이다." ◆그레이엄 앨리슨 교수=하버드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7~89년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학장을 지냈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때는 캐스퍼 와인버거 국방장관 특별보좌관, 빌 클린턴 정부에선 국방차관보를 지냈다. 최익재 기자 오바마와 비교, 트럼프 잘한다 하라 NYT·CNN '트럼프 다루기' 조언 29~30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만남으로 한·미 관계가 분기점을 맞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해외 정상 다루기를 지켜본 뉴욕타임스(NYT)와 CNN이 제시하는 회담 수칙은 '칭찬하라, 짧게 말하라'다. NYT는 "해외 관료와 워싱턴 인사들은 정상회담을 놓고 몇 가지 규칙을 얘기하고 있다"며 외교가에 도는 '트럼프 상대법'을 요약했다. ①짧게 말하라=트럼프 대통령은 길게 듣지 않는다. 보고를 받을 때도, 해외 정상을 상대할 때도 최고경영자(CEO) 스타일이다. 피터 웨스트마콧 전 주미 영국대사는 "트럼프는 방문객이 30분간 지겹게 웅얼거리는 것을 절대로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말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참가국 간에 '4분 제한령'이 떨어졌다. 포린폴리시는 토론 중 발언은 2~4분으로 제한 하자고 회원국 간에 얘기가 오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랜 시간 주목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다. ②자국 역사를 안다고 생각지 말라=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정치와 외교 경험이 없다. 다른 나라의 역사와 상황을 심도 있게 들여다볼 기회도 적었다. 지난 4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내용을 놓고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고 한다"고 전해 논란도 빚었다. 한국의 역사는 물론 한국민의 정서를 알고 있을 것으로 여기면 오산임을 시사한다. ③오바마와 비교하라=트럼프 대통령의 내치.외치의 방향은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지우기'다. 건강보험 개혁부터 이란.쿠바 때리기까지. 북한에 억류됐다가 식물인간 상태로 돌아온 뒤 사망한 오토 웜비어를 놓고도 "더 일찍 데려왔으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다"며 전임 정부를 비판했다. ④승리를 안겨라=숨은 비법은 뭔가를 주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승리의 전리품을 안겨 주는 모양새에 있다. NYT는 "쇼핑 리스트를 들고 가지 말고 트럼프가 승리로 여길 협상안을 갖고 가라"고 제시했다. 그가 원하는 건 단순한 구매 보따리를 넘어 그의 협상력과 외교력으로 해외 국가들이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을 따른다고 인식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북핵 전략,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등 양국 관계의 뇌관을 놓고 겉으론 지면서도 속으로 이기는, 즉 한국 입장을 내실 있게 반영하는 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얘기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2017-06-28

문 대통령, 방미 일정 돌입

취임 후 첫 미국 방문길에 오른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워싱턴DC 인근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나흘간의 방미 일정에 들어갔다. <관계기사 A-3면〉 문 대통령은 안호영 주미 대사와 김영천 워싱턴지구 한인연합회장, 황원균 민주평통 워싱턴협의회장, 한연성 한국학교 워싱턴지역협의회장, 로즈마리 폴리 미국 의전장 대리 등으로부터 영접을 받았다. 이어 문 대통령은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를 시작으로 미국 순방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장진호 전투는 6·25전쟁 당시 한·미 양국군을 포함해 많은 유엔군이 희생당한 가장 치열했던 전투의 하나로, 중공군의 남하를 지연시켜 피란민 9만여 명이 흥남부두를 통해 철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저녁에는 한·미 양국 상공회의소가 주관한 '한·미 비즈니즈 라운드 테이블'과 만찬에 참석했다. 29일 오전에는 폴 라이언 연방하원의장을 비롯한 상·하원 지도부와 간담회를 하는 데 이어 저녁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내외의 초청으로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백악관을 방문, 정상 간 첫 상견례를 겸한 환영만찬에 참석한다. 30일에는 6·25 참전 기념비에 헌화한 후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오찬을 한 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연설한다. 문 대통령은 7월 1일 동포간담회를 끝으로 귀국길에 오른다. [연합뉴스]

2017-06-28

문 대통령 "피로 맺은 동맹…장진호용사들 없었으면 저도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저는 한미동맹의 미래를 의심하지 않는다. 한미동맹은 더 위대하고 더 강한 동맹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첫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이날 오후 워싱턴D.C.에 도착해 첫 공식 일정으로 버지니아주 콴티코의 국립 해병대 박물관에 있는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찾아 헌화한 뒤 기념사에서 "한미동맹은 전쟁의 포화 속에서 피로 맺어졌다. 몇 장의 종이 위에 서명으로 맺어진 약속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초 제막한 장진호 전투 기념비에 우리 대통령이 찾은 것은 처음이다. 장진호 전투는 한국전쟁 중이던 1950년 함경남도 장진호에서 미 제1해병사단이 중국군 7개 사단에 포위되어 전멸 위기 속에 2주 만에 극적으로 철수한 전투로, 미 전쟁사에서 '역사상 가장 고전했던 전투'로 기록돼 있다. 이는 흥남철수 작전을 가능케 했고, 당시 1만4천명의 피란민을 태우고 남쪽으로 향한 메러디스 빅토리호에는 문 대통령의 부모도 타고 있었다. 문 대통령은 "67년 전 미 해병들은 '알지도 못하는 나라, 만난 적도 없는 사람들'을 위해 숭고한 희생을 치렀다"며 "10만여명의 피난민을 구출한 흥남철수 작전도 성공할 수 있었고, 빅토리호에 오른 피난민 중에 제 부모님도 계셨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년 후 저는 빅토리호가 내려준 거제도에서 태어났다. 장진호 용사들이 없었다면, 흥남철수작전의 성공이 없었다면 제 삶은 시작되지 못했을 것이고 오늘의 저도 없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에 대한 고마움을 세상 그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느냐. 존경과 감사라는 말로는 너무나 부족하다"며 "제 가족사와 개인사를 넘어서 그 급박한 순간에 군인들만 철수하지 않고 그 많은 피난민을 북한에서 탈출시켜준 미군의 인류애에 깊은 감동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67년 전 자유와 인권을 향한 빅토리호의 항해는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하며, 저 또한 기꺼이 그 길에 동참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굳게 손잡고 가겠다. 위대한 한미동맹의 토대에서 북핵 폐기와 한반도 평화, 나아가 동북아 평화를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영하 40도의 혹한 속에서 영웅적인 투혼을 발휘한 장진호 전투를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저는 오늘 이곳에 별칭이 윈터킹(winter king)인 산사나무 한 그루를 심는다"며 "이 나무처럼 한미동맹은 더욱더 풍성한 나무로 성장할 것이며, 통일된 한반도라는 크고 알찬 결실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2017-06-28

문재인 대통령 방문, 보수·진보 모두 환영 분위기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워싱턴에 도착, 버지니아 콴티코의 국립 해병대박물관의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를 시작으로 미국 일정을 시작한다. 문 대통령은 헌화 뒤 한·미 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한미 비즈니스 원탁 테이블 만찬 행사에 참석해 한미경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도착하는 앤드류 공군기지에는 워싱턴한인연합회 김영천 회장과 워싱턴 민주평통 황원균 회장 등이 한인사회를 대표해 영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오전에는 미국 정치계 핵심 인사들과 한미 동맹 발전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오후에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환영 만찬을 한다. 30일에는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함께 워싱턴DC 한국전 기념비에 헌화한 뒤 백악관으로 이동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한다. 저녁에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에서 한국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에 대해 연설한다. 내달 1일에는 동포간담회를 가진 뒤 한국으로 출발한다. 워싱턴한인사회는 문 대통령의 방미를 보수와 진보 모두 환영하는 분위기다. 6·25참전유공자회 손경준 회장은 “미국에 오자마자 장진호 전투 기념비에 가려는 것을 보며 문 대통령은 안보 대통령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한국전 기념비 헌화식에 우리 회원 20명을 초대하는 등 안보단체를 잘 챙겨주니까 고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및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과 진보단체 회원들은 연일 행사를 열어 문 대통령의 방미를 환영한다. 28일 오후 8시에는 문 대통령 지지자들이 백악관 앞에 모여 촛불환영 집회를 연다. 또 세계한인민주회의는 30일 오후 6시 우래옥에서 문 대통령 환영 단합대회를 연다. 고대현 부의장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대신해 안민석 국회의원과 김경수 의원이 참석할 예정”이라며 “타주에서 오는 동포들과 함께 서로 격려하고 단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같은 장소에서 동부포럼 회원들도 모여 단합대회를 한다. 내달 1일 오후 3시경에는 노스캐롤라이나, 뉴욕 등 타주에서 온 학생과 학부모들이 국회의사당 앞에서 풍물패 공연을 할 계획이다. 이와 달리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방미에 맞춰 백악관 앞에서 반대시위를 벌이기 위해 참가자들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수 진영의 한 동포는 “백악관 앞 시위에 참여하겠느냐는 권유 전화가 왔으나 거절했다”며 “한미정상회담을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보 진영의 한 인사는 “30일 오후 2시 백악관 앞과 내달 1일 힐튼 호텔 앞에서 반대 시위를 하려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심재훈 기자 shim.jaehoon@koreadaily.com

2017-06-28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한국 위험 빠트릴 수도"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28일)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의 'America First(미국 우선주의)'는 한국을 위험에 빠트릴 수도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6일 주장했다. FT의 외교정책담당 기디언 라흐먼이 쓴 칼럼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같은 사람이 아니다. 그는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기업가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고립시키려는 동시에 항공모함을 동원해 북한을 위협하지만, 문 대통령은 대화와 협력을 지지한다. 이러한 차이점들로 인해 이번 주 워싱턴에서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은 어색할 것이다. 그럼에도 두 정상이 서로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문 대통령은 자신이 원하는 쪽으로 상황이 흘러가도록 트럼프를 설득하지 못한다면, 트럼프가 미국 안보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북한의 핵시설에 대한 선제공격을 가하는 것을 막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북한이 대규모 보복 공격을 초래할 위험이 커질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해 미 본토를 위협하는 것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혀왔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과 고위 보좌관들은 북한 위협에 대한 군사행동은 최후의 수단이 될 것이라고 밝히긴 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끔찍할 것이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북한에 대한 공격이 1953년 한국전쟁 휴전 이후 어떤 전쟁보다도 더 심각한 인명피해를 부를 전쟁을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빌 클린턴과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등 전임 대통령들은 인구 1000만 명의 서울이 북한의 공격을 받을 위험 때문에 북한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배제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최근 필자는 북한 문제를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했던 3명을 만났었다. 이 중 한 명은 트럼프 행정부가 허풍을 떨고 있으며 실제로 북한을 공격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한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대북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으며, 나머지 한 사람은 미국의 안보가 다른 무엇보다도 우선이라는 관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후의 수단으로 북한에 대한 공격을 승인할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생각은 미국 내 우익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다. 공화당 내에선 비교적 합리적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알려진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조차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핵위협을 받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북한과의 전쟁이 한반도에는 좋지 않겠지만 미국이 타격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북한의 미친 남자(김정은)가 핵무기를 이처럼 위험스럽게 다루게 놔둘 수 없다. 중국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중국이 할 수 없다면 미국이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에는 "북한 문제를 도우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도움이 고맙기는 하지만 중국의 도움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통해 말했다. 게다가 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망으로 김정은 정권의 사악성에 미국이 분노하고 있다. 한국의 정권 교체는 트럼프 행정부의 선택 방안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북한을 어떻게 다룰 것이냐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은 미국보다는 중국 쪽에 더 가깝다. 문 대통령은 이미 중국이 강력히 반대하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늦추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힘을 앞세우는 사람들의 말만 듣기 좋아한다. 문 대통령은 이와는 다른 스타일이다. 인권과 대화에 대한 문 대통령의 믿음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유약함'으로 받아들여질지 모른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북한의 사악성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결코 겁쟁이도 아니다. 그의 부모는 북한에서 피란을 내려왔으며 문 대통령 자신은 한국 특전사에서 군 복무를 마쳤다. 문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이 지워졌다.

2017-06-28

아버지의 추억…장진호 전투 기념비부터 헌화

내일(28일) 시작되는 문재인(사진) 대통령의 미국 방문(3박5일)의 첫 일정은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6일 "28일 워싱턴DC에 도착하자마자 장진호 전투 기념비에 헌화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6·25전쟁 중이던 1950년 11월 미 해병1사단이 주축이던 연합군은 함경남도 개마고원의 장진호에서 북한의 임시수도였던 강계를 점령하려다 중공군에게 포위됐다. 전멸 위기까지 겪었던 이 전투는 미국 전쟁 사상 가장 고전한 전투로 기록될 정도로 많은 희생자를 냈다. 당시 1만5000여 명의 연합군이 12만 명의 중공군에게 포위되면서 수천 명이 사망하고 1만여 명이 부상했다. 당시 중공군에서도 4만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문 대통령에게 이 전투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연합군은 결국 중공군의 포위를 뚫고 함경남도 흥남에 도착했고, 이들이 193척의 군함에 군인과 민간인을 태워 흥남을 탈출시킨 게 바로 흥남철수다. 흥남 출신인 문 대통령의 부모는 1950년 12월 22일 7600t급 상선인 '메러디스 빅토리호'에 승선했던 1만4000여 명의 피란민에 포함됐다. 문 대통령은 부모가 미군선을 타고 피란온 3년 뒤인 1953년 1월 거제도에서 태어났다. 정 실장은 "한·미 동맹의 특별함을 강조하는 동시에 문 대통령의 가족사와도 연결되는 중요한 상징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미 일정 대부분은 미국이 주도적으로 짰지만 기념비 헌화 일정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한다. 헌화 이후 문 대통령은 양국의 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및 만찬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29일 오전 연방의회 상·하원 지도부와의 간담회 일정을 소화한 뒤 이날 오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첫 대면을 한다.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상견례를 하고 만찬을 하게 된다. 백악관에서의 부부 동반 만찬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정상회담은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으로 나눠 진행된다. 청와대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뒤 양 정상이 각각 회담 소감을 언론 발표 형식으로 설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공동 기자회견이 아닌 두 정상이 각각 소회를 발표하는 식이어서 추가 질의응답은 생략될 가능성이 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후 펜스 부통령과의 오찬 회동을 끝으로 백악관 공식 일정을 마무리한다. 그 이후엔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연설한 뒤 관계자들과 만찬을 한다. 이어 다음달 1일 동포 간담회와 특파원 간담회를 한 뒤 귀국길에 오른다. 강태화 기자

2017-06-26

"가장 큰 목표는 우의…사드는 공감대 표시를"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전직 주미대사들에게 '족집게 자문'을 구했다. 문 대통령은 29~3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이를 앞두고 이날 오전 주미대사를 지낸 이홍구·한덕수 전 국무총리,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 양성철 전 의원, 이태식·최영진 전 외교부 차관을 청와대로 초청해 1시간30분 동안 간담회를 했다. 문 대통령이 먼저 "구체적 사안에 대한 성과 도출에 연연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과 우의와 신뢰를 쌓고, 이를 토대로 한·미 동맹 강화의 기반을 탄탄히 하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참석자들은 "허심탄회하고 진솔한 대화를 통해 정상 간 우의와 신뢰를 쌓고 이를 바탕으로 한·미 동맹이 더욱 발전해 나갈 기반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또 "구체적 현안 논의보다 동맹의 의미와 중요성을 부각하는 방향으로, 보다 큰 틀에서의 공조 기반을 다지는 게 바람직하다"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관련국과의 협력 방안 등 두 정상 간 큰 공감대 마련을 기대한다" "가장 큰 목표는 우의를 다지는 것으로 첫 번째 정상회담에 너무 많은 걸 걸어선 안 된다"는 조언들이 나왔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문제와 관련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사드 문제를) 이야기할 가능성이 있으니 그런 이야기가 나오면 공감대를 표현하는 수준에서 답변하는 게 좋겠다"고 여러 참석자가 조언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열 수 있는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홍석현 이사장은 "트럼프 대통령 가족을 (내년 2월 개최되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초청하면 좋아할 것"이라고 했다. 또 이태식 전 차관은 "SS레인 빅토리호를 경남 거제시로 예인해 전시하면 한·미 동맹을 상징하는 의미에서 청소년에게 좋은 교육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6·25 전쟁 중인 1950년 12월 흥남 철수 당시 피란민을 태웠던 'SS레인 빅토리호'는 미국 LA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샌페드로항에 정박해 있다. 전직 대사들의 조언을 들은 문 대통령은 "성과에 너무 욕심을 부리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우정과 신뢰를 쌓는 데 주력하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23일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와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청와대로 불러 만찬을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임 전 장관은 김대중 정부 때 두 차례 한·미 정상회담을 준비했고, (정상회담)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했고, "문 특보는 가장 최근 미국을 방문해 현재의 기류를 가장 정확히 알기 때문에 반드시 만나야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허진 기자

2017-06-26

문 대통령, 방미 첫날 장진호 전투 기념비부터 헌화

28일 시작되는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3박5일)의 첫 일정은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지 시간으로 28일 워싱턴DC에 도착하자마자 장진호 전투 기념비에 헌화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6·25전쟁 중이던 1950년 11월 미 해병1사단이 주축이던 연합군은 함경남도 개마고원의 장진호에서 북한의 임시수도였던 강계를 점령하려다 중공군에 포위됐다. 전멸 위기까지 겪었던 이 전투는 '미국 전쟁 사상 가장 고전한 전투'로 기록될 정도로 많은 희생자를 냈다. 당시 1만5000여 명의 연합군이 12만 명의 중공군에 포위되면서 수천 명이 사망하고 1만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당시 중공군에서도 4만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문 대통령에게 이 전투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연합군은 결국 중공군의 포위를 뚫고 함경남도 흥남에 도착했고, 이들이 193척의 군함에 군인과 민간인을 태워 흥남을 탈출시킨 게 바로 흥남철수다. 흥남 출신인 문 대통령의 부모는 1950년 12월 22일 7600톤급 상선인 '메러디스 빅토리호'에 승선했던 1만4000여 명의 피란민에 포함됐다. 문 대통령은 부모가 미군선을 타고 피란 온 3년 뒤인 1953년 1월 거제도에서 태어났다. 정 실장은 "한·미동맹의 특별함을 강조하는 동시에 문 대통령의 가족사와도 연결되는 중요한 상징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미 일정 대부분은 미국이 주도적으로 짰지만 기념비 헌화 일정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한다. 헌화 이후 문 대통령은 양국의 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및 만찬에서 연설을 할 예정이다. 29일 오전 의회 상·하원 지도부와의 간담회 일정을 소화한 뒤 이날 오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첫 대면을 한다.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상견례를 하고 만찬을 하게 된다. 백악관에서의 부부 동반 만찬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정상회담은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으로 나눠서 진행된다. 청와대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뒤 양 정상이 각각 회담의 소감을 언론발표 형식으로 설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공동 기자회견' 형식이 아닌 두 정상이 각각 소회를 '발표'하는 형식이어서 추가 질의응답은 생략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 때는 공동 기자회견도, 공동성명도 없었다. 반면 지난 2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예정에 없던 공동 기자회견이 열렸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펜스 부통령과의 오찬 회동을 끝으로 백악관 공식 일정을 마무리한다. 그 이후엔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연설을 한 뒤 관계자들과 만찬회동을 한다. 이어 다음달 1일 동포 간담회와 특파원 간담회를 한 뒤 귀국길에 오른다. 정 실장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정상 간의 수시 통화, 상호 방문, 다자회의 회동 등 긴밀한 협의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했고,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큰 틀에서의 공동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허심탄회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태화·위문희 기자

2017-06-26

"문 대통령 - 트럼프, 신뢰구축 가능하지만 예측 힘들어"

문 대통령, 대북 포용책 들고 나오면 트럼프 공개적으로 비판할 것 DJ·노무현 때와 다르다 강조하면 두 정상, 좋은 협력관계 구축 가능 진짜 목표는 특정정책 합의 아니라 믿을 수 있는 인간관계 수립 최우선 한·미 정상회담이 29일로 다가왔다. 한국과 미국의 새 정권이 들어선 이후 첫 정상 간 만남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문재인-트럼프 시대'의 한.미 관계를 좌우할 첫 단추에 해당한다. 하지만 정상회담을 앞둔 양국 관계는 극심한 난기류에 휘말려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연기,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대화 우선시 입장,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의 "북핵 동결 시 미국의 한반도 전략자산, 한·미 군사훈련 축소" 발언, 북한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돌아온 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6일 만의 사망 등 악재가 줄을 이어 터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 문제 해결에 '올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2001년 '이 양반(This man)' 발언이 튀어나온 뒤 임기 내내 껄끄러웠던 김대중-조지 W 부시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 첫 회동 성공으로 최고의 밀월관계를 구축한 '아베-트럼프'를 넘어서는 신뢰를 구축할 것인가, 두 정상의 만남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빅 이벤트'가 됐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을 상대로 이번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 핵심 포인트를 짚어봤다.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 의제는 신뢰=전문가들은 크게 두 가지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첫째는 신뢰 문제. "이번 회담의 진짜 목표는 특정 정책에 대한 합의가 아니며 바로 정상 간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을 두고 정책을 조율한 뒤 만나는 통상의 정상회담과 달리 조기 정상회담을 선택한 만큼 그에 맞는 목표를 이뤄내는 것이 옳다는 지적이었다.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한반도의 복잡한 문제 대부분은 밑의 참모들에게 맡기면 된다"고 말했다. 조너선 폴락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이번 회담에선 두 사람이 신뢰할 수 있는 인간관계를 수립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북핵 대처 전략과 사드 문제 등 현안이 주요 의제가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마이크 마자르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을 핵 개발 프로그램에서 벗어나게끔 하려는 트럼프 정부의 노력이 제대로 진전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양국 지도자가 긴밀한 협의를 통해 '다음' 단계의 비군사적 방법, 미래전략을 모색할 때"라고 진단했다.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 안보소장은 "이번 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건 북한 문제에 대한 연대를 두 정상이 보여주고 논쟁거리들은 상호 합의한 절차에 따라 뒤로 미루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래리 닉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사드 문제에 최대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자문 역할을 하는 헤리티지재단의 CIA 출신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워싱턴의 '우려'를 전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모든 게 동맹 틀 안에서 잘 될 거야'라며 '동맹 재확인(reassurance)'을 하고 있지만 동시에 다른 한편으론 일방적 (대북) 대화를 제안하고 사드 배치까지 문제삼는 '상충된 신호(conflicting signals)'를 보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클링너는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은 미국의 이 같은 우려 속에 그 중요도가 더욱 커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가 잔뜩 벼르고 있다는 것이다. ◆대화 노선, 트럼프가 수용할까=의견은 엇갈렸지만 부정적인 쪽이 우세했다. 자누지 대표는 "트럼프는 대화와 압력을 동시에 같이 하지 않으면 북한의 행동에 변화가 없을 것임을 알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마자르 선임연구원도 "한국은 대화를 촉구하는 '좋은 경찰(Good Cop) 역할을 하고, 미국이 대북 제재를 밀고 가는 '나쁜 경찰' 역할을 하면 그 조합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눈에 보이는 즉각적인 결과가 있을 때이며 (단기 결과에 대한 보장 없이) 장기전으로 대화에 돌입하는 건 트럼프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폴락 연구원은 "물론 문 대통령은 대화를 선호하겠지만 북한의 대화 수용 가능성이란 큰 전제가 없는 만큼 (트럼프는) 북한과의 진지한 대화를 불가능하다고 여길 것"이라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문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 때의 일방적 대북 정책을 포용한다면 한.미 관계가 매우 긴장 국면에 들어설 것"(클링너 연구원), "트럼프는 문 대통령이 북한에 일방적 양보를 하려 하거나 한·미 합동훈련 축소 등을 들고나오면 '공개적(open, public) 비판'을 할 것"(닉시 연구원)이란 전망도 있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결국 핵심은 북한이 화답할 수 있는 뭔가 획기적인 방법을 두 정상이 찾아내는 것인데, 내 생각엔 그런 게 있어 보이질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얼마나 설득력 있게 대북 대화 노선의 필요성을 전달하느냐에 이번 정상회담의 성공 여부가 달려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드 배치 연기, 트럼프가 수용할까=의외로 많은 전문가가 "결국 (한국 입장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응답을 했다. 마자르 선임연구원은 "주권을 가진 한국의 문제이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솔직히 말해 중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한국 입장에선 (사드 배치의) 속도를 늦추는 게 옳다"고 말했다. 폴락 선임연구원도 "한국의 결정이 한.미 동맹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더라도 결국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닉시 연구원은 사드 배치 연기와 중국의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을 연계하는 옵션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북한이 미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탄두를 보유하기까지는 아직 몇 년이 걸린다"며 "따라서 한국의 사드 시스템 배치에 아직 시간을 좀 벌 수 있는 만큼 중국의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의 협상카드로 사드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사드 문제는 양국 국방장관에게 맡기고 양국 정상은 굳건한 양국 동맹을 재확인하며 서로를 안심시키면 된다"(자누지 대표)는 의견도 있었다. ◆양국 정상 신뢰구축 가능할까="가능하지만 예측하긴 힘들다"(폴락 선임연구원)는 의견이 대세였다. 마자르 선임연구원은 "과거처럼 (미국이) 한국에 이래라저래라 지시할 수 없는 만큼 다각적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접근을 해야 한다"며 결과는 트럼프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닉시 연구원은 "문 대통령이 '북한의 핵 상황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때와 크게 다르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준다면 두 정상이 좋은 협력관계를 구축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자누지 대표는 "실용주의적 측면에서 두 사람은 공통점을 찾을 것"이라고 낙관하면서 "삼성·현대기아차·LG 등 한국 기업의 투자로 미국에서 수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음을 강조하는 전략을 쓰길 권한다"고 했다. 하지만 크로닌 소장은 "현실적으로 기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첫 만남의 기대치를 너무 높이지 말라는 얘기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2017-06-25

트럼프, 文대통령 부부에 취임후 첫 백악관 환영만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백악관에서 공식 환영 만찬을 베푸는 외국정상 부부는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처음인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청와대가 지난 13일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29일부터 이틀간 백악관에서 진행되는 한·미 정상간 외교일정에 백악관 환영 만찬이 포함됐다. 환영 만찬은 국빈방문 또는 그에 준하는 외국정상 방문에 포함되는 필수적 의전절차로, 미국 대통령이 외국 정상에 깊은 신뢰와 환대의 뜻을 표시하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말 취임한 이후 외국 정상 수십여 명을 초청해 정상외교를 펼쳤으나 지금까지 백악관에서 공식 환영 만찬을 베푼 적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문 대통령에 앞서 방미하는 26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백악관으로 불러 환영만찬을 베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부부동반이 아니라 모디 총리 혼자만 참석하는 만찬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부부동반으로 외국정상 부부에게 환영 만찬을 베푸는 것은 문 대통령 부부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 부부에게 백악관 환영 만찬을 베푸는 것은 양국 정상 간의 개인적 유대와 '스킨십'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임 박근혜 정부에서는 한·미 정상 간 만찬 없이 오찬회동만 이뤄졌다.

2017-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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